구윤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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플라스틱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온다

기억 나? 우리가 과학 시간에 아이스크림 만들었던 거

소금 뿌린 얼음 위에 우유를 휘저어 만들었던 거 말야

팔이 얼얼할 때까지 저었잖아 특별히 맛있지도 않았는데

맛있다 맛있다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잖아

“이거 정말 아이스크림 같다” 말하면서 무엇 같다는 건 결코 그것일 수 없다는 건데

아이스크림 같다 같다 너는 말하며 기껏 응고시킨 우유가 다 녹을 때까지 방치해놨잖아

난 늘 생각했다 이 세계는 마을은 우리는 바늘 가까이에 놓인 풍선 같다고 붕붕 떠다니다가 순식간에 터져버릴 것만 같다고

그때 손에 쥐어지는 것은 색색의 풍선이 아니라 어디에도 쓸 수

없는 고무 쪼가리